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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5 북한산 비봉 혼자 오르기. 구기동, 연화사 코스
여행2018. 10. 15. 17:40

월요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북한산 자락에 있는 비봉 이라는 560m 봉우리를 정복을 하려고 3시쯤 출발하였다. 이곳을 선정한 이유는 학교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고, 등산코스가 짧고, 또한 진흥왕이 신라의 왕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을 정복했음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기에 역사적인 의미도 녹아 있다고 생각을 해서 비봉을 선택하게 되었다.

오르기전 나는 일단 다른 사람들이 다녀온 후기를 보았는데, 1시간이면 간다는 등 힘들어 보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산책 정도 수준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오른 500m 고지의 산은 정말 너무 험했고, 또 오르기 힘들었다. 시간이 짧게 걸린다는 것은 곧 경사가 가파르다는 것인데, 그것을 간과했고, 또한 코스 자체가 거의 큰 바위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다소 위험했다. 이런 내용은 사전에 읽었던 글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안내판은 거의 없고,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도 없었다. 산 정상에서는 다른 코스로 온 사람이 몇 있었지만 등산 중에는 거의 다 올라서 만난 외국인이 유일했다.

 

 

정상에 도착했다. 나의 철저한 사전 준비를 못한 불찰로 인하여 다소 힘들었지만 정상에서는 정말 그 힘듬을 녹 힐만 한 경치와,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내려갈 즈음에는 춥기까지 했다. 풍경은 정말 멋있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가까운 쪽은 산, 그리고 그 앞은 서울 전체와 내가 사는 인천까지 보이는 절경이 펼쳐져 있었다. 정상에서 만난 아저씨가 말하기를 더 깊은 곳에는 백운대 등 높은 곳이 많은데, 그곳에서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인 모습이라면, 비봉은 산과, 서울이라는 큰 도시가 어우려져 있는 곳이라 매력적이라고 했다. 어쨌든 내가 느낀 것은 내 앞에 있는 깊은 산이 너무 푹신해 보였다. 정상에서 시원함과, 노곤함을 느끼면서 분명 바로 앞은 바위 낭떠러지 인데, 수많은 나무들이 초록색 바다처럼 보이고 너무 편한 곳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인천의 계양산(390m)은 많이 올라 봤는데, 그곳에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렇다면 더욱 높고 멋진 산이라고 불리는 곳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곳들에 대하여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산을 올라서 느낀 것이 산이라는 곳은 나를 객관적으로 또 조금 멀리서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잠실의 롯데타워를 볼 수 있는데 그 큰 건물이 멀리서 보니 정말 조금했다. 현재 나에게 닥친 상황들이 지금은 굉장히 크고 무거울 수 있지만, 멀리서 본다면 사진의 롯데타워와 같이 굉장히 조그마하게 보일 것 같다. 크다면 크겠지만, 멀리서 본다면 그냥 긴 인생의 한 순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냥 묵묵히 견뎌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가 겪고 있는 것들을 때로는 조금 멀리서 볼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처럼 산은 정말 사람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고, 안정감과, 평안과, 산을 정복한 것에서 오는 힘과, 자신감 등을 내주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준, 정상에서 만난 목사님과 같이 하산을 했다. 산에서 만나는 인연 또한 괜찮은 것 같다. 그분과 전화번호를 교환할 만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분의 고민, 또 나의 고민을 나누면서 잠깐의 산행길이 사람을 이어줄 수 있다는 것 또한 산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산이 주는 매력은 충분히 느낀 것 같다. 500m를 넘는 산은 처음이었는데, 오를땐 힘들었지만, 오르고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그 힘듬을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지 않나 싶다. 가끔 명산이라고 불리는 곳들을 찾아 다니고 싶다. 괜히 명산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이번 등산 과제가 심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등산코스와, 진흥왕 순수비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은 모습입니다.

 

 

Posted by 잠브로19